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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하얼빈> 리뷰

by Cine sapiens 2025. 1. 8.

안녕하세요. 씨네 사피엔스의 그랑카페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작품은

영화 <하얼빈>입니다.

 

 

감독: 우민호

출연: 현빈, 박정민, 조우진 등

장르: 드라마, 액션, 스릴러

상영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상영 시간: 114분 (1시간 54분)

개봉일: 2024년 12월 24일


※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908년 함경북도 신아산. '안중근(현빈)'이 이끄는 대한의군은 일본군과의 전투에서 대승을 거둡니다. 안중근은 '모리 다쓰오(박훈)'를 비롯해 살아남은 포로들을 만국공법에 따라 풀어주고, '이창섭(이동욱)'과 '우덕순(박정민)' 등은 이에 반발하는데요. 곧이어 풀려난 모리 다쓰오와 일본군이 대한의군의 주둔지를 공습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안중근은 독립군들로부터 신뢰를 잃게 됩니다.

 

이후 '이토 히로부미(릴리 프랭키)'를 처단하기 위해 대한의군 총장 '최재형(유재명)'을 중심으로 이창섭과 김상현(조우진), 우덕순 그리고 안중근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다시 모이게 되고, 무기 공급원인 '공부인(전여빈)'도 합류합니다. 하지만 대한의군 작전에 관한 정보가 일본군에게 새어나가고 있음을 알게 된 안중근은 밀정의 존재를 파악함과 동시에, 일본군의 추격 속에서 하얼빈으로 향하게 되는데요.


 

<내부자들>, <남산의 부장들>, <마약왕> 등을 연출했던 우민호 감독의 여섯 번째 영화 <하얼빈>은 '안중근 의사 하얼빈 의거'를 다룬 작품입니다.

 

<하얼빈>은 30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인데요. 손익분기점은 650만 명으로 KOBIS 일별 박스오피스(2025년 01년 07일 기준) 1위와 함께 누적 관객 수 약 377만 명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제작비 250억 원 이상의 대규모 영화 중 흥행에 성공한 작품은 사실상 <한산: 용의 출현> 밖에 없고, 앞서 2년 전 영화 <영웅>에서 같은 안중근 의사의 이야기를 담았던 기억이 있기 때문에 과연 평가나 흥행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 기대 반 걱정 반이었는데요.

 

3주 차에 들어서면서 다소 더딘 관객 수를 보이고 있지만 흥행 면에서 400만 명을 앞두고 있고, 작품의 완성도도 전체적으로 깔끔하면서 기술적으로나 예술적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를 보면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부분은 촬영입니다. <태극기 휘날리며>, <곡성>, <기생충> 등의 촬영을 맡았던 홍경표 촬영감독이 <하얼빈>의 이미지들을 카메라에 담아냈는데요. 역시나 촬영의 대가답게 한 장면 한 장면 영상미와 디테일이 돋보였습니다. 특히 두만강과 만주 시퀀스에서는 얼음으로 뒤덮인 강(몽골의 홉스골 호수)과 드넓은 사막(몽골의 고비사막)이라는 자연의 압도적인 경관을 담아냈는데요. 이를 통해 안중근과 독립투사들이 겪었을 혹독한 환경 그리고 그 속에서도 굽히지 않는 그들의 결연의 의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국내 영화로는 최초로 IMAX 전용 확장비가 적용된 작품으로 더욱 뛰어난 몰입감과 이미지를 선사)

 

또 한 명의 대가인 조영욱 음악감독이 지휘한 영화의 음악도 좋았습니다. 비틀즈의 음악을 녹음했던 영국의 애비로드 스튜디오에서 작업했다는 소식이 화제를 모았었는데요. 작품 전반적으로 인물들의 감정을 담아내는 섬세함과 웅장함 그리고 이토 히로부미 저격 장면에서의 긴장감 넘치는 사운드를 통해 극의 몰입감을 더욱 높입니다.


 

안중근 역을 맡은 배우 현빈은 인터뷰를 통해 캐스팅 제안을 여러 번 고사했다고 밝혔는데요. (“안중근 장군의 상징성과 존재감이 너무 커 감히 표현할 수 없는 범주라 생각.”) 계속된 감독의 고집을 통해 작품에 참여한 현빈은 지금까지의 영웅적인 면모보다도 그저 한 사람으로서의 안중근을 표현하고자 하는 감독의 의도를 잘 표현했다고 생각합니다.

 

김상현과 우덕순 역을 맡았던 배우 박정민조우진은 가장 눈에 띄는 존재감을 보여주는데요. 특히 조우진은 캐릭터상 복잡한 상황에 얽히게 되는데 그에 따른 감정의 변화를 하나하나 훌륭하게 연기해냅니다.

 

모리 다쓰오 역의 박훈 배우도 완성도 높은 일본어 연기와 함께 강렬한 카리스마를 그려내고, 화제를 모았던 이토 히로부미 역의 릴리 프랭키(<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어느 가족> 등 출연) 역시 반가움과 동시에 강력한 존재감을 보여줍니다.


 

다만 가끔씩 작위적으로 느껴지는 대사의 완성도와 정우성 배우가 만주 마적단의 우두머리로 나오는 시스는 다소 톤이 튄다는 느낌을 받아 아쉬움이 남았는데요. 그럼에도 우민호 감독이 상업성을 띨 수 있는 작품을 끝까지 자신의 의도와 개성으로 표현해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습니다.


이상으로 <하얼빈>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오늘도 글을 봐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다음에 또 좋은 영화와 함께 찾아오겠습니다.